[민경철의 법률톡톡] 유사성매매가 기습 유사강간으로 변하는 함정
민경철 법무법인 이엘 대표변호사
여성용 마사지 업소를 둘러싼 형사사건은 표면적으로는 성폭력 범죄로 분류되지만,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합의된 유사성행위’의 연장선상인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 경계가 수사 단계에서 흐려지면서, 본래 성매매 또는 유사성매매 영역에 속하던 사안이 성폭력 범죄로 재구성되는 데 있다.
마사지 업소는 스펙트럼이 넓다. 건전한 시술만 이루어지는 곳도 존재하지만, 일부 업소에서는 암묵적으로 성매매에 가까운 서비스가 제공되기도 한다. 이 경우, 이용자와 종사자 사이에 일정한 ‘기대’와 ‘합의’가 형성된 상태에서 신체 접촉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 일방이 돌연 태도를 바꿔 “강제로 당했다”고 주장하며 형사고소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 때 수사기관이 흔히 거론하는 법리가 ‘기습 유사강간’이다. 즉, 상대방 의사에 반하여 갑작스럽게 성적 침해가 이루어졌고, 그 기습성이 곧 폭행에 해당한다는 논리이다. 유사강간이 되려면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해야 하는데, 업소에서 손님에게 마사지 하면서 폭행·협박을 행사하는 경우는 생각할 수 없기에, 기습적으로 했다고 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기습성’의 개념이 실상과 괴리된 채 남용된다는 점이다.
기습성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성적 침해가 이루어져 방어할 틈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마사지 과정에서의 신체 접촉은 본질적으로 연속성과 단계성을 가진다.
나체 상태에서 오일만 바른 채 눕거나 엎드려 있는 손님의 종아리에서 허벅지로, 다시 점차 민감한 부위로 접촉이 이동하는 과정이 존재하고, 그 사이에는 충분한 시간적 간격과 인식 가능성이 개입된다. 그뿐만 아니라, 매 단계마다 수위를 높일지, 손님에게 확인을 구하고 승낙을 받아서 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이루어진 행위를 두고 ‘기습’적이라면서 고소나 공소제기를 한다 할지라도 법원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8. 5. 31. 선고 2017고단3424, 제주지방법원 2024. 5. 21. 선고 2024노126 판결 강제추행)
더 나아가, 거래관념상 암묵적으로 성매매가 인정되는 상황에서, ‘명시적’으로 의향을 물어 동의를 받아 삽입을 하고, 상대방이 즉각적인 거부를 하지 않았고 일정 부분 호응하는 태도까지 보였다면, 행위자 입장에서는 이를 성행위에 대한 동의 또는 용인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폭력 범죄로 입건되는 경우, 피의자는 필연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인다. 밀폐된 공간, CCTV 부재, 진술 중심의 증거 구조가 결합되면서, 상대방의 일관된 진술이 사실인 것처럼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심리적으로 위축된 피의자가 성급히 혐의를 인정하거나 방어 논리를 제대로 구성하지 못하면, 본래 성매매 수준에서 다뤄질 사안이 중대한 성폭력 범죄로 재구성된다.
한 술 더 떠서 피해자가 상해를 주장하면서 유사강간치상으로 확대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성관계 또는 유사성행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미한 찰과상이나 일시적 자극까지 곧바로 형법상 ‘상해’로 평가되지는 않는다. 상해란 단순한 손상이 아니라 치료를 요하는 신체의 기능적 장애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그 기준은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이러한 사건은 변함없이 반복되고 있다. 처음부터 그러한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일 것이다. 성매매를 성폭력 범죄로 재구성하는 것은 법리의 왜곡이다. 대가가 오간 합의된 행위는 성매매의 영역에서 평가되어야 하고, 폭행·협박 또는 이에 준하는 기습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성폭력 범죄로 판단되어야 한다. 이 경계가 무너지면, 형벌권은 지나치게 확장되고 개인의 법적 안정성은 심각하게 침해된다.
출처 – 핀포인트뉴스 오피니언 전문가 기고